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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시절~/사라져가는 건물들

사라져 가는 추억의 건물들..

   

   

지금은 번듯한 건물안 깨끗한 바닥 넓은 실내에서 문방구 나 00사 라는 이름 대신 문구점이던가

   

00팬시 등 화려하게 변해버린 곳

   

내가 어린 시절에는 아이 셋,넷만 들어가면 꽉 차버리는 좁은 공간에서 문방구 주인 아저씨에게 준비물을 불러주며 등교길에 꼭 들르는 말그대로 


필수 코스 이자 단골 손님이었던 때가 있었는데

   

50원짜리 뽑기를 뽑아 1등 당첨 만화책을 받고 싶었고

   

앞에 쫙 깔아 놓은 좌판에 놓인 어른 들은 불량식품이라 말했지만 그때는 왜이리 달고 맛있었는지 100원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며 신중히 골랐던 기억이 난다.

   

준비물을 사야하는데 돈이 없을때면 주인아저씨는 항상 공책을 펴놓고 이름과 몇학년 몇반 만 써놓고 가면 외상으로 주시곤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들에겐 보물 창고와 같았던 그곳 지금 아이들에게는 어느곳이 보물 창고 일까.

   

   

   

   

서울 만리동의 고개를 넘다보면 와~ 하는 탄성과 함께 이런 모습의 이발소를 만날 수 있다.

   

처음 이곳을 지나면서 한참을 그자리에서서 많은 생각들을 했던것 같다.

   

어린 시절 기억에는 언제나 주일날 새벽에 아버지가 일어나기 싫은 나의 등짝을 때리며 깨우고 동네 목욕탕으로 가서 때를 빡!빡! 밀고 교회를 다녀오면

   

한달에 한번씩 이발소로 날 대리고 가던 기억이 솟아 오르며 멍하니 생각했던 것 같다.

   

문을열고 들어가면 주인아저씨는 새하얀 가운을 입으시고 의자에 앉아 동네 아저씨들과 장기를 두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계셨고 나는 아버지와 함께 들어가며 인사를 드렸다.

   

그러면 항상 요구르트 두개를 냉장고에 꺼내서 먹으라고 주시곤 했는데

   

내가 먼저 이발을 하려고 의자에 앉으면 너무 작아 나무 널판지를 손잡위 위에 걸쳐 주시고 그위에 앉은 나의 머리를 손질해 주셨다.

   

그리고 아버지가 머리를 하실때 난 아저씨들 사이에 앉아 아이큐 점프나 보물섬 만화책을 보며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문틈 너머로 아저씨들의 수다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지금은 어느 곳에서나 점점 사라져가는 이발소 만약 내가 자식을 낳을 때까지 하고 계시다면 언젠가 나의 아이를 대리고 이곳에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위의 화분들은 그어린시절 내가 보았던 그 나무들은 아닐까 하는 기분좋은 상상하며 한편으로는 아쉬워 하며 발걸음을 옮긴다.